내 동생

일상|2023. 6. 15. 16:19

나보다 2살 적은 내 여동생

 

5월 11일 ~ 12일 사이에 극단적 선택 시도.
12일 오전에 일반 사람이 발견해서 119타고 전대로 이송.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 입원해 고압산소 치료 받음.

 

14일. 언니가 동생 사고 소식을 나에게 알려줌.
14일. 제부가 남동생과 엄마에게 여동생 사고 소식을 전함.

 

15일. 의식 회복. 일반실로 옮김. 계속 고압산소치료 받음.

 

??일 퇴원.

 

6월 8일. 인지 능력이 확 떨어진게 눈에 띄어서 다시 전대 입원.
고압산소치료 일주일 해보자고 함.
제부가 휴가써서 간병함.

 

6월 11일. 제부도 출근을 해야해서 내가 간병하러 올라 감.
고압산소치료 계속 받음. 
토2번 하고 소변1번 실수.
11일 첫날은 상태가 괜찮은데? 했지만 12일 오후부터 안좋아지는게 보임.

 

나를 보고 자기 딸로 착각을 하고
시간, 날짜 개념은 아예 없고. 계절도 모름.
공간감각은 그나마 있는데 가끔씩 이것도 헷갈려 함.
병원에 입원을 해있는데 녹동항 이라고 한다던가, 마라도 라고 한다던가...
앉아 있으면 자꾸 뒤로 넘어감.
제부한테 전화도 안했으면서 통 전화를 안받는다고 궁시렁 댐.
내가 사실을 알려주면(시간, 공간 같은...) 거짓말 하지 말라고 함.
항상 피곤해하고 눈이 반쯤 풀려있음...
화장실 간다고 가놓고 안와서 가보니 다른병동 문앞에서 서성이고 있기도 하고..
아무튼 인터넷서 읽은 일산화탄소중독 뇌손상 후유증이 시작되는거 같음.
글을 읽어도 무슨뜻인지 모르고 글을 쓰는것도 이상하게 씀.
핸드폰 조작도 가끔 까먹어서 가르쳐 줌.

 

병원에서 날마다 인지 테스트를 하는데 (MMSE-K)
총 30점인데 내가 여동생이 하는거 보고 계산해보니 9~10점 정도 나옴..
검색해보니 중증이라고 함..

 

나는 14일날 수욜 오후에 다시 제부랑 교대하고 집에 왔고..
15일. 오늘.. 점심먹으러 걸어가다가 여동생이 넘어졌다고 함.

인터넷서 이런 비슷한 종류의 환자들, 보호자들이 적어놓은 글을 읽었고..
일산화탄소중독 뇌손상은 시간이 약이라는 글을 많이봐서..
1,2년 길게 생각하고 있음.

 

제부가 담당의사와 면담을 했는데 고압산소치료도 이제 효과가 없는것 같다고
재활시설을 생각해보라고 했단다.
그래서 내일 오후에 퇴원하고 일단 집으로 올거라고...

 

엄마한테 전화가 와서 집으로 퇴원해 오는게 다행이라는 말을 하는데..
순간 빡이쳐서 다다다다다 해버렸다.
집에와도 누가 하루종일 붙어있어야 하는데 
여동생 친한 언니가 자기 생활도 있는데 계속 해줄수도 없는거고
엄마도 농사지으면서 여동생 하루종일 봐줄수도 없는거고
나는 여동생 바닥까지 생각하고 재활시설 보내는게 맞을거같다니
엄마는 그런데 절대 안보낸단다.
자기 자식이니 그런 엄마마음은 이해가 조금 가긴하지만
답답해 미칠지경.
이제 걷지도 못하고 대소변도 못가리고 밥도 못먹어서 콧줄달고 먹어야하면
그걸 늙고 병든 엄마가 다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최악을 이미 생각하고 마음을 먹고 있지만
엄마는 그렇게까지 될리가 없단다.. 속편한 소리.. 

 

극단적 선택하지마라.
실패하면 자신을 제외한 주위사람들에겐 고통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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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새로운 일이 생길때마다 업뎃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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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제부한테서 톡이 왔는데
여동생이 생리를 시작해서 생리대를 차고 있었는데
다음날 보니 병원침대에 생리혈이 묻어서 난리가 났다고 한다.
알고보니 밤에 화장실을 갔다가 자기가 생리대를 빼버린 것.
이제 자기가 생리를 하는지 안하는지도 모르나 봄...

 

오전에는 고압산소치료를 갔는데 소변실수를 또 했다 하고,,
점심때 점심먹으러 가다가 대변실수를 했다고 한다.

마려운 느낌은 나는데 그냥 나와버린다고 했단다..

 

제부가 하루 한번씩 여동생 상태에 대해 톡을 단톡에 남기고
우리는 글을 읽고 대답을 하거나 하는데
여동생이 핸드폰을 만지작대며 톡을 봤는지
의미모를 톡이 하나 남겨졌다.
이제 글자도 글씨 쓰는것도 힘든가보다.

 

화요일 퇴원하면 성가롤로 재활의학과로 와서 상담을 해본다고 한다.
입원치료 할 줄 알았는데..
여동생이 집엘 너무 가고 싶어하는지..
상담을 해보고 통원이 가능하다면 통원치료를 해본다고 한다.

 

나는 화요일에 시외할매 요양병원엘 가야해서..
여동생을 만날 수 있을려나...
시간이 어중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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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0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엄마가 농사를 포기하고 여동생 집에 출퇴근하면서 돌봐주고 있다.
엄마도 처음엔 속상해하고 맨날 울고 하더니
계속 같이 있고 점점 좋아지는걸 보고 있으니 이제 마음이 좀 편해진 것 같다.

 

인터넷에서 찾아봤을땐 너무 안좋은 케이스들이 많아서
우리 여동생도 그러겠지 했는데
아직 안나빠진건지 아니면 여동생이 젊어서 빨리 회복이 된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엄마 말이 하루하루가 다르게 총명해 지고 있다고는 하는데
이대로 쭉 계속 총명해졌으면 좋겠다.

 

저번주에는 엉덩이에 주먹만한 종기가 생겨서 이쪽 피부과로 왔었는데
그때보니 
가방을 열어서 지갑을 꺼내더니 지갑을 펴고 핸드폰처럼 누르고 있더라;;
그래서 지갑 이니까 가방에 넣어놓으라고 했는데 ㅋㅋ
자기도 자기 실수를 인지하고 실없이 웃었다.

 

날씨에 따라 기분에 따라 컨디션이 좀 달라진다고는 하는데
느리더라도 예전의 동생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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